『변신』 각색 노트
프란츠 카프카 『변신』 · 엄마, 내가 바퀴벌레가 되면 어떡할 거야?
원작에서 무엇을 덜어냈고, 잘라낸 쪽에 무엇이 있는지 적어둡니다.
당신이 읽은 것은 원작의 어디인가
원작은 세 부로 나뉜 중편입니다. 이 아홉 장이 그 셋을 다 지나갑니다. 이 서재에서 사건을 거의 덜어내지 않은 몇 안 되는 작품입니다 — 『변신』은 원래도 짧고, 줄일 만한 곁가지가 많지 않습니다.
그래서 여기서 말할 것은 무엇을 뺐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줄었는가 쪽입니다.
줄어든 것
그레고르의 머릿속입니다. 원작에서 그는 끊임없이 따집니다. 기차를 놓치면 어떻게 되는지, 지배인이 왜 직접 왔는지, 몇 해만 더 벌면 아버지의 빚이 끝나는지를 몇 쪽에 걸쳐 계산합니다. 한 문단이 한 쪽을 넘기기도 합니다. 그 장황함 자체가 이 인물이고, 우리는 그것을 몇 줄로 줄였습니다.
하숙인 셋과 파출부도 배경으로만 남겼습니다. 원작에서 이들이 들어오면서 집의 공기가 바뀝니다. 가족이 그레고르의 방을 창고로 쓰기 시작하는 것도, 여동생이 거실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밤도 이 사람들이 있어서 생기는 일입니다.
아버지의 제복도 빠졌습니다. 원작에서 아버지는 일을 시작한 뒤로 제복을 벗지 않고 잠듭니다. 단추가 늘 번들거립니다. 이런 것이 카프카입니다. 설명하지 않고 사물 하나로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 보여줍니다.
원작을 펼친다면
짧습니다. 앉은자리에서 끝납니다.
다만 한국어판마다 첫 문장이 조금씩 다릅니다. 카프카가 쓴 독일어 낱말은 벌레보다 넓은 말이라 해충에 가깝지만 정확히 그것도 아니고, 무엇보다 그는 끝까지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습니다. 옮긴이들이 각자 다르게 처리했습니다. 서점에서 판본을 고르실 때 첫 문장만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셔도 재미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