『이방인』 각색 노트
알베르 카뮈 『이방인』 · 모든 일에 이유가 있어야 해?
원작에서 무엇을 덜어냈고, 잘라낸 쪽에 무엇이 있는지 적어둡니다.
당신이 읽은 것은 원작의 어디인가
원작은 두 부입니다. 1부는 어머니의 장례부터 해변의 총성까지, 2부는 체포부터 사형 선고까지입니다. 이 열 장은 1부를 다섯 장으로 줄이고 2부는 줄이지 않았습니다.
비중을 그렇게 잡은 것은 이 소설의 무게가 2부에 있기 때문입니다. 뫼르소가 사형을 받는 자리에서 오가는 말의 절반은 총이 아니라 장례식 이야기입니다.
줄어든 쪽에 있는 것
1부의 일상입니다. 마리와의 수영, 레몽과 그 여자의 일, 이웃들과의 대수롭지 않은 대화. 우리는 이것들을 빠르게 지나갔습니다.
그중 하나만 말씀드리면 살라마노 노인입니다. 뫼르소와 같은 층에 사는 노인이고, 늙은 개를 데리고 삽니다. 개를 하루 두 번 끌고 나가 욕을 하고 때립니다. 그러다 개를 잃어버리고, 그 밤에 벽 너머에서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.
원작이 이런 장면들을 길게 쓰는 이유는 2부에서 전부 다시 불려 나오기 때문입니다. 1부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2부 법정에 증인으로 앉습니다. 우리 판에서 재판이 갑작스럽게 느껴지셨다면, 그 자리에 원래는 1부가 통째로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.
원작을 펼친다면
1부부터 순서대로 읽으시면 됩니다. 얇습니다.
읽으실 때 1부의 사소한 장면들을 흘려보내지 마시기를 권합니다. 그 사소함이 2부에서 무엇이 되는지가 이 소설의 장치 전부입니다.